독일의 수도사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천 여 개의 성경구절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집필한 영적 생활과 내면의 생활과 위로를 담은 기독교에 대한 규범을 논하고 있는 신앙생활의 지침서입니다.
파스칼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어구마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심오한 신앙과 성실한 겸손과 순수한 경건이 마음의 진수에서 울려 나오는 낭랑한 은방울 소리처럼 표출되어 있다.”라고 자신의 소감을 피력했다고 합니다. 루터와 존 웨슬레, 존 뉴턴과 본 회퍼도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열망할 때에 이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펜데믹 기간에 고독하신가요?
그리스도의 고독을 다룬 이 책의 1부 20장 <고독과 침묵을 즐기는 것에 대하여>의 주요 내용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고독을 유익으로 삼는 기회로 만들어 보세요
- 홀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편리한 시간을 갖도록 하라 (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전3;1).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읽지 말고, 그대의 머리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읽어라. 그대가 쓸데없는 담화에서 빠지고 한가하게 어슬렁거리지 않고 신기한 이야기와 유언비어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선한 일에 대해 생각할 충분하고 적당한 시간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위대한 성인들은 될 수 있는 한 사람들과의 세속적 교제를 피했으며, 그 대신에 은밀히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것을 택했었다.
- 누구든지 마음 속에 선한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아니한 사람은 참된 즐거움을 누릴 수 없다. 옛 성인들은 언제나 마음의 안정 속에 살면서도 그 마음은 하나님께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였다. 성인들은 외면적으로 은총을 입고 위대한 덕을 갖추었을지라도 추호도 신앙심과 겸손에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약한 사람들의 마음의 안정은 교만과 무례에서 비롯되었고 결국에는 그러한 마음의 안정 때문에 기만 당한다. 비록 그대가 훌륭한 신앙인이요, 신실한 은둔 수도자라 해도 그대의 인생이 안전하다고 다짐하지는 말아야 한다.
- 사람들에게 최고의 존경과 인정을 받은 사람들이 가장 큰 위험에 빠지기 쉬운데 , 이는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름지기 사람들에게 시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훨씬 유익한 것이다. 게다가 안일함에 안주하지 않도록 하고 자만심에 마음이 들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주 시험을 받아야 한다. 만약 자주 시험을 받지 않으면 사람들은 현세의 위안에 너무나 방종스럽게 뛰어들게 된다. 사람이 만일 순간적이 쾌락을 추구하지 않고 현세의 사물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훌륭한 양심을 지니게 될까! 사람이 만일 모든 헛된 욕망을 버리고 오로지 하나님께 관한 일에만 관심을 쓴다면 얼마나 커다란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될까! 그리고 전적으로 하나님만 믿는다면 그의 영혼에 얼마나 유익할까!
- 침묵과 고독 속에서는 경건한 영혼은 유익을 입으며 자라나고 성경의 심오한 뜻도 깨우치게 된다. 침묵과 고독 속에서 그대의 영혼은 강 줄기 같은 눈물을 발견하게 된다. 밤마다 그 눈물의 강 속에서 자신을 깨끗하게 씻게 된다 ( 내가 탄식함으로 피곤하여 밤마다 눈물로 내 침상을 띄우며 내 요를 적시나이다 -시6:6). 그리하여 모든 세상적인 소란스러움으로부터 완전히 동떨어져서 생활함으로써 창조주와 더욱 친밀하게 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친지와 친구들로부터 떠나게 되면, 하나님이 거룩한 천사들과 더불어 그대에게 가까이 임할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전혀 돌보지 않으면서 세상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는 것보다는 자기의 영혼을 돌보면서 혼자 살아가는 편이 훨씬 낫다. 신앙인에게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일보다 오히려 남에게 내보이기를 피하고 조용히 생각하며 기도하는 삶이 더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