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할아버지

한경직 

신앙 좋으신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다니셔서 ‘감사할아버지’라는 별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할아버지가 시장에서 고기 한 근을 사가지고 돌아오다가 돌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고기를 땅에 떨어뜨렸습니다. 

때마침 지나가던 개 한마리가 고기를 물고 달아났습니다. 이 모습을 할아버지는 물끄러미 보고만 계셨습니다. 이내 개는 사라졌고 이때 할아버지가 “감사합니다!”하고 큰소리로 외치셨습니다. 한 젊은이가 그 모습을 보고 이상해서 물었습니다. 이때 할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아 이 사람아, 고기는 잃어버렸으나 내 입의 입맛은 그냥 있잖은가?” 사실 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입맛이 없으면 별로 감사할 일이 못됩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은 캄캄한 밤에도 별을 보고 감사합니다. 검은 구름을 보면서도 그 속에 있을 태양 때문에 감사합니다. 슬픔 가운데서도 소망이 있기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