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만나는 쥐

코끼리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무엇일까요? 물론 코끼리한테 물어본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 연구했을 텐데 연구 과정이 궁금하긴 합니다만 큰 이의 없이 받아들이는 정설이라 재미있게 읽고 직업병으로 묵상을 해보았습니다.

코끼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덩치가 큰 동물입니다. 보통 아프리카 수컷 코끼리 무게는 5.5톤 이라네요. 암컷은 보통 3톤이랍니다. 그만큼 힘도 세고 감히 코끼리에게 도전하는 어리석은 짐승은 없습니다. 사자나 호랑이도 코끼리를 보면 슬슬 피합니다.이런 코끼리도 무서워 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더욱 그것이 생쥐라는 사실에는 웃음까지 납니다. 생쥐 한 마리는 코끼리 떼를 공포의 상태로 몰아넣기도 한다고 합니다. 코끼리는 사자나 호랑이와는 싸울 수 있지만 조그마한 생쥐와는 애시당초 싸움이 안됩니다. 생쥐는 너무 작고 빨라서 코끼리의 발에 밟히지도 않고 코에 붙잡히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생쥐가 날카로운 이빨이 있어서 코끼리를 문다거나 뿔이 있어서 찌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생쥐는 그저 코끼리의 몸이며 배, 얼굴, 귀, 코 위를 발발 거리며 뛰어다닐 뿐입니다. 큰 눈만 굴리면서 속수무책으로 온몸을 뛰어다니는 생쥐를 바라보면서 코끼리는 자신이 요녀석을 떨쳐버리기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다음부터는 생쥐를 보기만 해도 겁을 먹고 피한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가 싸워야 하는 적은 큰 문제가 아닌 의외로 하찮고 작은 문제일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나를 괴롭히는 하찮은 생쥐는 무엇인가요? 사순 절에 우리가 찾아야 할 나를 여전히 죄 가운데 무력하게 만드는 그 작은 죄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으로 사순절을 보내면 너무 값진 신앙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떤 사람이 미켈란젤로의 작업실을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그 사람이 미켈란젤로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지난번 여기에 들렀던 이후로 당신의 작품이 얼마나 진척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군요.”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조각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다시 손질했습니다. 그것을 좀 닦아 내고, 이 모양을 부드럽게 만들고 근육을 세우고 입술에 악센트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손발에 더 힘을 주 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매우 하찮은 것들이 아닙니까?”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대답합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러나 하찮은 것들이 모여 완전함을 이루는 법이지요. 완전에는 결코 하찮은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고 바울은 디모데에게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모든 성경입니다. 그 말은 성경 66권 가운데 어느 것 하나 하찮은 것이 없다는 것입 니다. 레위기를 강해 하면 ‘아~~~ 죽었다, 어렵고 지루한데…’ 그러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여 공부하셔야 합니다. 작은 것 하나 중요하게 여기지 못하면 큰 것도 결국 중요하게 여기지 못하는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작은 죄에도 민감한 살아있는 영성을 구비하는 사순절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