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권면

예배당에 모여 온 교우들과 함께 예배 드리지 못한지 벌써 8개월 가까이 지났습니다. 자가격리가 시작되고 처음 몇 주는 예배에 대한 소중함, 성도의 교제, 그리고 평범한 일상이 나에게 주었던 선물 같은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뼈저리게 절감하면서 예배당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날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그 바램이 더욱 요원해지고 주어진 환경에 순응해 가면서 이제는 예배를 드리는 그룹의 특징이 두 부류로 나누어진 것 같습니다. 

한 그룹은 예배의 형식과 장소는 달라졌지만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통해 성실히 예배드리며 하나님과 여전히 깊이 교제하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고 다른 한 그룹은 주일 예배를 집에서 드리다 보니 경건한 예배 같지 않고 마음도 해이해져서 예배를 대충 드리거나 혹은 그것마저도 잊고 넘어가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 보다는 주일에 예배당에 모이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거나 눈에 보이는 예배 모임의 행위에만 치중하다 보니 예배당 모임이 없어지니까 예배할 장소가 없어진 게 아니라 예배할 대상을 잃어버린 분들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참 슬픈 일 입니다. 

요 4장에 보면 수가 성에 사는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가 나옵니다. 이방인인 자신에게 말을 거는 이상한 유대 남자가 자기의 과거를 다 알고 있는 것을 보고 여인은 이 유대인이 선지자인 줄 알고 예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산에서 예배하였는데 당신들의 말은 예배할 곳이 예루살렘에 있다 하더이다.” 

사마리아 사람들과 유대인 사이의 해묵은 갈등으로 사마리아 인들은 그리심 산에 따로 성전을 지어 예배하며 거기서 드리는 예배가 참된 예배라고 주장했고,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만이 참된 예배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예배의 시간과 장소에 대한 문제를 제쳐 두시며 이제는 이 산도, 저 산에서도 말고 영과 진리로 예배해야 하며 그런 예배 자를 아버지께서 찾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교회는 눈에 보이는 건물이 아니며 예배당에서 드려지는 예배만이 예배가 아닙니다. 진정한 교회는 벽을 넘어서는 무형적 교회, 예배당 비움의 자리를 삶에서 채우는 우리의 고백과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으로 세워가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예배의 이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배를 드리는 우리의 마음과 자세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우리의 예배를 받으실 수 있고, 내가 나의 영으로 드리며 진리 되신 말씀, 그리고 진리의 또 다른 헬라어 의미인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원하시며 그런 예배를 받으십니다. 

상황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혼자 예배드릴 때에도, 그리고 사람들의 보는 시선이 없어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 환경인 가정에서 예배드릴 때에도 주님은 여전히 그 모임의 주인이시며 우리 예배의 대상이 되시는 것을 알고 마음과 정성과 뜻을 다해 예배 드려야 합니다. 예배당에서 드리듯 단정히 옷을 입고, 예배 중에 음식을 먹거나 이동하지 않고, 소파에 기대어 앉거나 누워서 예배 드리지 않습니다. 예배의 대상과 청중은 바뀌어지지 않았습니다. 드려지는 방식과 장소만 달라졌을 뿐입니다. 

예배가 여러분 삶에 중심이 되지 못하시면 영혼이 힘을 잃고 방황하게 됩니다. 방황의 결과는 감사와 기쁨이 사라지고 원망 불평 비난 무기력 다툼이 점점 늘어나는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모여서 예배 드리는 것이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에도 우리가 있는 삶의 자리에서 신령과 진정으로 주님을 예배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주님이 찾으시는 예배 자들이 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