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불어온 차가운 겨울 바람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80년 만의 봄 추위를 끝으로 갑자기 따뜻한 햇살에 기온이 상승했습니다. 봄이면 늘 흥분되게 했던 나무들의 생명의 기운인 연두색의 황홀한 새순들도 어느덧 푸르름으로 변했습니다. 계절은 코비드-19와 아랑곳 없이 때를 찾아오네요. 참 신비스럽습니다. 며칠 전 푸른 기운을 받아 걸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지고 상쾌하며 참 좋다 라는 말을 연신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업병이지요. 제가 걷기 운동을 할 때, 발바닥만 있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제가 걸어갈 때 저를 위하여 온 우주가 움직이면서 총체적으로 저를 돕습니다.
-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저의 심장, 폐, 척추, 근육, 눈, 코, 귀, 발 같은 장기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저를 돕기 때문에 제가 씩씩하게 걷습니다. 만약 어느 하나라도 아프거나 기능을 못한다면 저는 걷지 못할 것입니다.
-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중력’같은 보이지 않는 자연의 법칙을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제가 걷다가 저 우주 어디로 날아가 버리지 않습니다. 또 나라에서 만들어준 빨강 파랑 신호등은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고, 물에 빠지지 말라고 다리를 놓아 주었기 때문에 편하게 강을 건넙니다.
-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길가의 꽃들은 계절마다 다양하게 피어나 저의 걷기 길을 심심하지 않게 해줍니다. 또 여기저기 의자들은 아픈 다리를 잠시 쉬어가도록 해줍니다.
- 걷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시원한 바람은 이마의 땀을 씻어 줍니다. 등에 맨 가방 속의 생수는 갈 한 목을 축여줍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걸어갈 때, 얼마나 많은 보이는 사물들과 보이지 않은 것들이 분주하게 협력하면서 제가 걷는 것을 도와주는지 모릅니다. 그냥 걷는 게 아니라니까요.
모든 게 다 은혜요 사랑이요 감사입니다. 스스로 혼자 살아갈 인생 아무도 없습니다. 봄의 계절에 겸손과 감사를 배우게 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그리고 마스크 꼭 착용 하시고 이 번 주 한 번 걸어보세요. 그리고 저 보다 더 풍성한 감사가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어려움으로 인해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이었는지를 여실히 깨닫는 기회인 거 같습니다. 하나님께 감사! 그리고 이웃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