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국, 서지연 선교사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뵈옵나이다” – 욥기 42장 5절
자신의 자리에서 잘 견디며 책임 있게 살아가기
12월 첫 날입니다. ‘아름다운 동행’ 커버스토리에서 이 문장을 읽었는데,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지난 2017년에 뵈었으니 햇수로 5년째입니다. 참 많이 감사합니다. 흐르는 세월 속에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덕분에 저희는 자신의 자리에서 잘 견디며 책임 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삶과 사역에서 견뎌야 할 일들이 많았는데, 10월과 11월 인내하는 견딤의 끝에서 은혜와 감사 그리고 회복을 부어주셨습니다.
3월 3일 절망이 11월 10일 희망으로
안드레이 목사님이 고향으로 떠날 때, 아무도 표현하지 못했지만 절망이었습니다. 그 절망속에서 선한 사마리아인들을 만났습니다. 모스크바로 데려가 다리에 생긴 구더기를 닦아주며 자식보다 더 귀하게 보살펴 주신 교단 선교사님 가정입니다. 그분들은 수소문 끝에 전문 병원을 찾아냈고, 비로소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네즈 벧엘교회 성도들과 지인들은 병원비를 모았습니다. 무엇보다 얼굴도 모르는 러시아 사역자를 위한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습니다. 절망으로 떠났던 안드레이 목사님은 11월 10일 다시 바로네즈 벧엘교회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8개월,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복을 경험한 사역자의 고백입니다.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삽더니, 이제는 눈으로 주님을 봅니다.’
10월 사역의 은혜, 그리고 계속 기대하기
해마다 10월 달력은 빽빽했습니다. 매주 바로네즈 벧엘교회는 축제의 장이었습니다. 함께 찬양 예배를 드렸고, 전도 대상자들을 초청했고, 음식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금년에도 계속되는 코로나 19로 이런 모습들은 좀 후로 미뤘습니다. 함께 예배를 드림만 으로도 감사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10월에도 벧엘교회 성도 중 3명이 코로나에 걸렸고 성도 가족들의 확진 소식을 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10월 3일은 추수감사절로 지켰습니다. 10월 10일에는 성찬예식을, 10월 17일은 교회 창립을 기념하며 입회식을 했습니다. 10월 24일에는 반신마비 증상으로 요양 중인 박 스베따 성도집을 심방해서 그곳에서 입회식을 했습니다. 십자가 목걸이를 목에 걸며 아이처럼 기뻐합니다. 회복을 기대하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10월에 성인이 된 송희와 환희, 그리고 축복된 떠나보냄
여전히 10월 28일을 축하해 주시는 지인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엇그제 같다며 쌍둥이 남매를 아직도 어리다 생각하시는데 올해 20세, 성인이 되었습니다. 올해 생일을 송희는 모스크바에서, 환희는 한국에서 맞았습니다. 이송희는 9월부터 모스크바 국립 의과대학 1학년생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연락을 하면 근육이나 뼈, 장기 이름을 외우고 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다니 다행입니다. 이환희는 11월 26일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한국인 한 명 없는 러시아 학교에서 11년 공부하느라 애썼다고 주신 선물입니다. 이송희와 이환희가 학업에 최선을 다하며 있는 자리에서 주님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계속 기도 부탁드립니다. 같은 마음으로 마음 모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12월에도 주님의 은혜 안에 모두 강건하십시요. 저희도 자신의 자리에서 잘 견디며 삶과 사역에서 책임감 있는 사역자들로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허락하실 그 날에 다시 반갑게 뵙겠습니다. 그리움이 기도가 되길 기대합니다.
2021년 12월 1일. 러시아 바로네즈에서 이성국, 서지연, 이예희,
모스크바에서 이송희, 한국에서 이환희 드립니다.